친구의 애인을 뺏고싶은 욕망의 메커니즘
‘친구의 친구’를 향한 ‘잘못된 만남’은 정녕 ‘하늘만 허락한 사랑’일까. 최근 과학자들이 이런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이 귀가 솔깃해질 만한 이색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우리의 코와 뇌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반응이 ‘잘못된 만남’을 주선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만남의 원천은 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해부학과 니라오 슈아 교수팀은 암컷 생쥐를 교미시키기 위해 수컷 생쥐가 있는 우리 안에 넣었다. 그런데 수컷이 희한한 행동을 보였다. 암컷에게 다가가더니 먼저 냄새를 맡은 다음 교미를 한 것이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조작해 콧속에 있는 주후각상피(MOE) 영역이 파괴된 돌연변이 수컷을 만들었다. MOE는 냄새를 감지해 뇌로 전달하는 후각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이다. MOE가 파괴된 수컷은 암컷의 냄새도 맡지 않고 교미도 하지 않았다.
슈아 교수는 “생쥐가 배우자감을 가려낼 때 후각을 활용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작년 12월호에 발표됐다.
문제는 생쥐가 냄새로 상대방의 ‘과거사’까지 따져본다는 것.
미국 록펠러대 신경생물학 및 행동연구실 도널드 파프 교수팀은 암컷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혼자 있던 수컷 생쥐의 냄새를, 다른 한 그룹에게는 발정기인 다른 암컷 생쥐와 함께 있던 수컷 생쥐의 냄새를 맡게 했다.
그 결과 암컷은 특이하게도 다른 암컷과 함께 있던 수컷의 냄새를 더 좋아했다.
친구 애인의 체취에 반하다
친구의 애인에게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뺏고 싶은 욕심 때문이 아니라 체취로 배우자를 판별하는 원초적 감각과 익숙한 얼굴을 선호하는 뇌의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파프 교수는 “수컷에게 다른 암컷의 냄새가 섞여 있다는 것은 이미 다른 암컷이 접근했었다는 일종의 ‘정보’가 된다”며 “이로써 암컷은 다른 암컷이 눈독을 들일 만큼 이 수컷이 ‘검증된’ 배우자감이라는 사실을 간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마나 괜찮은 수컷이기에’ 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얘기다.
그는 또 “한 암컷의 선택이 다른 암컷의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조류나 어류에서 많이 보고돼 있으나 포유류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14일자에 실렸다.
슈아 교수와 파프 교수는 “쥐와 사람은 신경해부학적으로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사람이 배우자를 결정하는 행동에도 후각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자신도 모르게 친구 애인의 체취를 맡아 검증된 배우자감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뜻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강봉균 교수는 15일 과학문화진흥회(회장 김제완) 주최 런치 콜로키엄에서 “일반적인 감각정보가 복잡한 경로를 거쳐 대뇌로 들어가는 것과 달리 후각정보는 코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대뇌 변연계 영역으로 직접 전달되는 원초적인 감각”이라며 “동물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냄새를 맡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익숙한 이성이 더 매력적
‘잘못된 만남’을 주선하는 반응은 뇌에서도 일어난다.
영국 리버풀대 생물과학과 앤서니 리틀 박사팀은 실험 참가자 200명에게 미간이 넓은 이성의 얼굴 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다른 이성의 얼굴 사진 여러 장을 보여 주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게 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미간이 넓은 이성의 얼굴을 선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9월 ‘영국왕립생물과학회보’에 소개됐다.
리틀 박사는 “낯선 얼굴보다 익숙한 얼굴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이라며 “이미 봤던 얼굴에서 ‘안전하다’거나 ‘접근하기 쉽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친구의 애인은 처음 보는 이성에 비해 볼 기회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호감을 쉽게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글 출처: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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