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bbc.com/korean/articles/cd1r6peym88o
기사 관련 정보
- 기자,한나 프라이스
- 기자,BBC Eye 탐사보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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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6일
2022년 9월, 브라질 출신 젊은 여성 2명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가족과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들을 찾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미국 전역을 수색했다.
당시 이들은 사라진 여성들이 유명 인플루언서 캣 토레스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 외엔 알지 못했다.
토레스는 현재 이들 피해 여성 중 1명을 인신매매하고, 마치 노예처럼 부린 혐의로 징역 8년 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SNS에서 웰니스(건강한 삶)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인플루언서였던
아울러 BBC는 2번째 피해 여성과 관련해서도 사건이 접수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파티를 즐기고,
유명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던 전직 모델인 토레스는 어떻게 자신의 SNS 팔로워들을 유인해 성적으로 착취하게 된 것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v=KWltgtb_MOM
아나는 지난 2017년 토레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희망의 빛을 찾은 듯했다”고 회상했다.
FBI가 수색에 나섰던 실종 여성은 아니지만, 아나 역시 토레스가 강압적으로 착취한 피해자 중 하나로, 이들을 구하고자 나섰다.
브라질 남부 출신인 아나는 어린 시절부터 폭력에 시달리고, 홀로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연인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등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그러다 브라질의 빈민가 출신이지만 전 세계적인 모델이 돼 할리우드 A급 스타들과 파티를 즐기는 토레스의 삶에 매력을 느꼈다.
아나는 BBC Eye 탐사보도팀과 BBC 브라질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토레스는 어린 시절의 폭력, 학대 등 모든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Jack Garland/BBC
사진 설명,평소 토레스를 좋아하던 아나는 토레스의 입주 조수로 일하고자 2019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최근까지도 토레스는 자신은 영적인 능력 덕에 예언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A Voz(목소리)’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판했으며, 브라질의 유명한 쇼에 초청되기도 했다.
아나는 “토레스는 온갖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같은 유명인들과 함께 사진이 찍혔다. 다 믿을만해 보이는 정보였다”고 말했다.
아나는 특히 영적인 삶에 대한 토레스의 주장에 매료됐다.
하지만 아나가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바로 토레스가 말하는 모든 영적이고 영감을 주는 이야기엔 반쯤 거짓이 섞여 있었다는 점이다.
한편 과거 뉴욕에서 토레스와 룸메이트 사이였던 루저 트워스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레스가 할리우드에서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아야와스카’라는 환각제를 소개받게 됐고, 해당 약물을 접한 뒤 토레스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때부터였다 … 토레스는 완전히 욱하는 성질로 변했다”는 트워스키는 토레스가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들과 로맨틱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는 아파트의 비용을 받아냈다고도 주장했다.
사진 출처,Jack Garland/BBC
사진 설명,과거 룸메이트였던 루저 트워스키는 ‘아야와스카’라는 약물을 접한 뒤 토레스의 성격이 완전히 변했다고 주장했다
토레스가 운영하던 웰니스 웹사이트와 구독 서비스에선 “당신이 언제나 꿈꿔왔던 사랑, 돈 자존감”을 약속한다.
자기 자신을 돕는 방법이라며 올라온 영상엔 최면, 명상, 운동 프로그램 등 인간 관계, 웰니스, 사업적 성공, 영적인 삶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150달러를 추가로 지불하면 토레스와 일대일로 화상 통화를 하며 직접 고민을 상담할 수도 있었다.
한편 브라질리아 출신으로 토레스의 또 다른 고객이었던 아만다는 토레스 덕에 자신은 특별해진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모든 의심과 의문을 해결할 때 우선 토레스에게 찾아가 상담했다. 언제나 토레스와 함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토레스가 건네는 조언엔 무언가 어두운 면이 있었던 듯하다. 아나와 아만다 등 팔로워들은 점점 더 친구나 가족들로부터 심리적으로 고립돼 갔으며, 토레스가 말하는 모든 것을 기꺼이 하게 됐다.
그러던 2019년, 아나는 토레스로부터 뉴욕으로 와 자신의 입주 조수로 일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고,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 당시 보스턴의 한 대학에서 영양학을 공부하던 아나는 온라인 강좌로 전환한 뒤 뉴욕으로 건너가 한 달에 2000달러(270만원)를 받고 토레스의 애완동물을 돌보고, 요리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집 청소도 해주기로 했다.
BBC Eye 탐사보도팀과 BBC 브라질 뉴스는 건강하고 영적인 삶을 위한 코치를 자처하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던 캣 토레스의 인기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인신매매 당한 토레스의 팔로워들을 구조하고자 했다.
지금 BBC iPlayer(영국에서만 가능) 또는 BBC 월드 서비스 유튜브 채널(영국 외 지역)에서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토레스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나는 인스타그램 속 토레스의 완벽한 모습과 현실 간 괴리를 금방 깨닫게 됐다.
“집 안은 너무 더러웠으며, 어지러웠고, 이상한 냄새도 나는 등 정말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아나에 따르면 토레스는 아나 없이는 샤워 등 기본적인 일 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혼자 있길 극도로 싫어했기 때문이다. 아나는 고양이 소변으로 뒤덮인 소파에서 몇 시간 겨우 쪽잠을 장도로 토레스가 필요할 때면 늘 옆에 있어줘야 했다.
사진 출처,Kat Torres
사진 설명,토레스는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아나는 아파트 건물에 있는 헬스장에 숨어 몇 시간 눈을 붙인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 번도 일의 대가를 받은 적이 없다는 아나는 “이젠 토레스가 날 노예로 이용했다는 게 눈에 보인다.
그리고 토레스는 거기에서 만족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아나는 “당시엔 ‘난 여기 갇혔고, 나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마도 난 토레스가 저지른 인신매매 범죄의 첫 피해자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스턴 소재 대학의 기숙사도 포기한 상태였기에 아나는 돌아갈 곳도 없었으며, 마땅히 살만한 곳을 찾으려고 해도 수입이 없었다.
이에 아나가 맞서려고 하자 맞서려고 하자 토레스는 공격적으로 돌변해 가정 폭력을 당했던 아나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들먹였다.
결국 3개월 후, 아나는 새 남자친구와 동거하게 되며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아나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22년 9월 브라질 출신의 젊은 여성 2명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됐을 때, 아나는 자신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임을 알았다.
이 무렵 토레스는 더 화려한 삶을 살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21살의 잭이라는 남성과 결혼해 텍사스주 오스틴 교외 지역에 자리한 침실 5개짜리 저택을 빌려 살고 있었다.
그리고 토레스는 자신을 좋아하던 팔로워들에게 접근해 자신을 위해 일해달라고 요청하며 아나에게 했던 짓을 똑같이 반복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고민 상담을 하며 이들이 자신에게 공유한 사적인 정보를 이용한 것이다.
이에 응한 건 앞서 언급된 실종 여성 2명이었다. 독일에 거주하는 브라질 출신 데지레 프레이타스와 또 다른 브라질인 레티시아 마이아가 토레스의 집에 입주한 것이다. 이들 외에도 ‘솔’이라는 이름의 여성 피해자도 토레스의 집으로 향했다.
토레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팔로워들에게 자신의 “마녀 집단”이라며 이들을 소개했다.
사진 출처,Jack Garland/BBC
사진 설명,토레스는 일부 팔로워들을 상대로 자신의 주택에서 함께 살자고 유인했다
BBC의 조사 결과 이들 피해자 외에도 최소 4명의 여성이 함께 살자는 토레스의 유혹에 넘어갈 뻔했으나, 결국 입주하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온라인상에서 괴롭힘을 당하진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 여전히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BBC의 영상에 출연하길 거부했다.
그러나 BBC는 법원 문서, 문자 메시지, 은행 자료, 프레이타스의 회고록 ‘@데지레를 찾아서’(이후 ‘디스트럽트 톡스’를 통해 출간됐다)를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레이타스의 경우, 당시 토레스가 접근해 자살 충동에 시달려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독일에서 텍사스로 오는 비행기표를 사줬다고 한다.
또한 토레스는 자신과 고민 상담을 시작할 당시 14살이었던 마이아에게 접근해 오페어 프로그램(외국인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그 대신에 숙식과 소정의 급여를 받으며 지내는 일종의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으로 와 자신과 함께 살자고 설득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솔의 경우 집을 잃고 노숙자가 된 상황에서 토레스로부터 이러한 제안을 받았고, 타로 점술과 요가 수업을 위해 고용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프레이타스, 마이아, 솔은 현실은 약속된 동화와는 매우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함께 살게 된 지 몇 주 만에 토레스는 프레이타스에게 근처 스트립쇼 클럽에서 일하도록 종용했다. 그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자신이 내준 비행기표, 숙박료, 방의 가구 비용은 물론 자신이 해준 ‘마녀의 주술’ 비용까지 모두 갚으라고 협박했다.
프레이타스는 그럴만한 돈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때까지만 해도 토레스에게 정말 영적인 힘이 있었다고 믿었기에 자기 말을 따르지 않으면 저주하겠다는 토레스의 협박에 못 이겨 스트리퍼로 일하겠다고 했다.
해당 스트립쇼 클럽의 매니저인 제임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프레이타스가 일주일 내내 출근해 장시간 일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프레이타스, 솔에 따르면 오스틴 소재 저택에 살던 이들 여성은 엄격한 규칙을 따라야만 했다고 한다. 서로 대화도 금지됐으며, 방을 나가기 위해선 토레스의 허락이 필요했다.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들은 벌어들인 모든 돈은 토레스에게 바쳐야만 했다.
사진 출처,Kat Torres
사진 설명,(왼쪽부터) 캣 토레스, 데지레 프레이타스, 레티시아 마이아
솔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레스에게 모든 돈을 줘야 했기에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매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토레스가 제 모든 개인 정보, 여권, 운전면허증도 가지고 있었기에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솔은 다른 고객과의 통화 중 자신이 “처벌”의 일환으로 브라질에서 매춘부로 일해야 한다고 하는 토레스의 말은 우연히 듣게 됐고, 어떻게든 탈출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렇게 전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솔은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편 당시 토레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엔 토레스의 남편이 소유하던 총이 정기적으로 올라왔는데, 이 총 또한 남아 있는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
이 무렵, 토레스는 이번엔 프레이타스에게 접근해 해당 스트립 클럽에서 매춘부로 일하도록 강요했다. 토레스는 거절하는 프레이타스를 그다음 날 갑자기 사격 연습장으로 데려갔다.
프레이타스는 두려웠고, 결국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프레이타스는 회고록에서 “‘내가 원할 때 언제든 그만둘 수 있을까’ 등 수많은 질문이 날 괴롭혔다”고 설명했다.
“만약 고객의 피임 기구가 망가지면 병에 걸리게 되는 걸까? 고객이 잠복 경찰이어서 체포되면 어쩌지? 만약 고객의 손에 죽으면 어떡하지?”
토레스는 여성들에게 할당량을 정해줬다. 하루에 1000달러에서 이후 3000달러로 오른 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그날 밤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이에 프레이타스는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길거리에서 잠을 청한 적이 많다”고 한다.
BBC가 입수한 은행 자료에 따르면 프레이타스는 2022년 6, 7월에만 2만1000달러 이상을 토레스의 계좌로 이체했다. 그러나 프레이타스는 현금으로 바친 돈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했다.
텍사스주에서 매춘은 불법으로, 매춘을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던 2022년 9월, 브라질에 있는 프레이타스와 마이아의 친구 및 가족들은 몇 달간 연락이 되지 않자 걱정되는 마음에 이들을 찾고자 SNS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당시 이들의 외모는 거의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원래 갈색 머리였으나, 금발로 염색해 토레스와 섬뜩할 정도로 닮아 있었다.
아울러 프레이타스에 따르면 당시 휴대폰으로 외부와 연락하긴 어려웠으며, 아무런 말도 못 하고 토레스의 명령을 따라야만 했다고 한다.
그러다 당시 인스타그램 계정 ‘@데지레를 찾아서’가 사람들의 관심을 얻게 되면서 브라질 뉴스 매체가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프레이타스의 친구들은 혹시 살해된 것 아니냐며 걱정했고, 마이아의 가족은 이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한편 이보다 앞선 2019년에 토레스와 함께 살았던 아나는 해당 뉴스 기사를 보자마자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했다.
“[토레스가] 또 다른 여성들을 억류하고 있음”을 바로 짐작했기 때문이다.
과거 토레스의 고객이었던 다른 이들과 함께 아나는 토레스가 체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FBI를 포함한 여러 사법 기관에 연락했다. 이보다 5개월 전, 아나와 솔 모두 미국 경찰 당국에 토레스를 신고했으나 이들의 호소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BBC는 당시 증거 수집을 위해 아나가 촬영한 영상을 입수했다. 해당 영상 속 아나는 괴로운 듯한 목소리로 ‘이 사람은 매우 위험한 인물이다. 이 사람은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에스코트 여성 및 매춘 관련 웹사이트에선 이들의 프로필이 발견됐다. 성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은 사실인 듯 보인다.
이렇게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하자 당황한 토레스와 여성들은 텍사스주에서 3219km 떨어진 메인주로 이동했다. 프레이타스와 마이아는 인스타그램에 자신들은 억류된 게 아니며, 수색을 멈춰달라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BBC가 입수한 녹음 파일을 통해 그 무렵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미 당국은 이 여성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었다. 미 국토안보부로부터 제보를 받은 경찰이 나서 여성들의 안전을 확인하고자 토레스에게 페이스타임을 걸었다.
그러나 질문이 시작되기 직전 토레스가 ‘경찰관이 질문을 할 거야. 얘들아, 저들은 속임수를 쓸 꺼야. 상대는 형사니까 무척 조심해야 해. 진심인데 너희가 뭐라도 말한다면 쫓아낼 꺼야. 소리 지를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해 11월, 경찰의 설득 끝에 토레스와 두 여성은 메인주 프랭클린 카운티 소재 보안관 사무실에 직접 출석했다.
이들을 심문한 데이비드 다볼 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동료 형사들은 프레이타스와 마이아를 보자마자 사법 기관에 대한 불신, 고립된 상황, 토레스의 허락 없이는 말하기 꺼려하는 모습 등 여러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의 인신매매범들은 … 범죄 조직이 나서 사람들을 납치해 팔아넘기는 영화 속 모습과는 다릅니다 … 보통 (피해자가) 신뢰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2월, 프레이타스와 마이아는 무사히 브라질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한편 다볼 형사는 경험상 인신매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UN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나와 있는 부분이다. UN에 따르면 인신매매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범죄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인신매매로 불법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연간 15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다볼 형사는 SNS를 통해 인신매매 범죄자들이 피해자를 훨씬 더 빨리 찾아내고 유혹할 수 있다면서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주된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올해 4월, BBC는 브라질의 한 교도소에서 드물게도 토레스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토레스가 체포된 이후 최초로 진행된 언론 인터뷰였다.
당시 프레이타스를 학대한 혐의로 판결을 기다리던 중이었던 토레스는 미소를 띤 얼굴,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로 취재진에게 다가왔다.
사진 출처,Jack Garland/BBC
사진 설명,BBC는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수감 중인 토레스를 인터뷰했다
토레스는 자신은 정말 죄가 없다며, 함께 살았던 여성들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성매매에 종사하도록 강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증인들이 모두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는 토레스는 취재진에게 “한번은 너무 많은 거짓말이 쏟아져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사람들은 제가 가짜 인플루언서라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말로서 타인을 조종할 수 있는 여자이기에 이 사회에 위험한 인물’이라고 말합니다.”
BBC가 직접 입수한 증거로 이에 반박하자, 토레스는 조금 더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며 취재진 또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 비난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믿기로 선택한 걸 믿고 있는 것입니다. 전 제가 예수님이라고 말할 수 있죠. 그리고 여러분은 예수를 볼 수도, 악마를 볼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여러분의 선택, 여러분의 마음입니다.”
다시 감방으로 돌아가고자 일어서는 토레스는 자신에게 신비한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취재진 중 한 명을 가리키더니 “난 이쪽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협박했다.
BBC 취재 결과, 이달 초 브라질 법원은 토레스에게 프레이타스를 인신매매하고 노예로 삼은 혐의로 징역 8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관은 토레스가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프레이타스를 미국으로 유인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토레스에게 사기 혹은 착취를 당했다고 말하는 여성은 20명이 넘는다. 이들 중 다수가 여전히 토레스에게 당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토레스 측 변호사가 BBC와의 인터뷰에서 항소를 신청했으며, 여전히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힌 가운데 브라질에선 다른 피해 여성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아나는 토레스의 범죄 사실을 알게 되면 더 많은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나설 것이라 믿는다.
이번에 최초로 자신이 겪은 일을 공개적으로 털어놓은 아나는 토레스가 저지른 행동이 그저 “인스타그램 드라마”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임을 사람들이 인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프레이타스는 책 ‘@데지레를 찾아서’의 끝부분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저는 아직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저는 성적으로 착취당했으며, 노예 취급을 당했고, 갇혀 생활했습니다.”
“제 이야기가 경종을 울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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