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23.
美 로비 앞세워 韓 정부·국회 무시하는 쿠팡
쿠팡은 지난달 말 약 3370만 개 계정에서 이름, 이메일, 배송지 주소록, 일부 주문 정보 등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퇴사 직원의 시스템 접근권한 인증키 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은 정확한 유출 경위와 추가 피해 가능성을 조사 중이며, 경찰도 쿠팡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쿠팡근무 법무부 명단
△김범석 쿠팡Inc 대표 △박대준·강한승 전 대표이사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정보보호책임자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조용우 쿠팡 국회·정부 담당 부사장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이사 △이재걸 법무담당 부사장 △전경수 쿠팡 서비스정책실장 △노재국 쿠팡 물류정책실장
△이영목 쿠팡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 △김유성 쿠팡 부사장 △윤혜영 쿠팡 감사위원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이상중 KISA 원장을 기관 증인으로 확정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김윤덕 국토부 장관, 김영훈 노동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한성숙 중기부 장관, 임광현 국세청장 등 22명의 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 김현 의원은 김범석 의장를 향해 "더 이상 숨지 말고 당당하게 한국으로 들어와 국회 청문회장에 모습을 나타내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재발 방지책을 함께 마련하고 쿠팡에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라고 했다.
과방위, 與 주도 '쿠팡 연석 청문회' 의결…"김범석 참석 촉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23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연석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의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23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연석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의결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와 정부의 신속한 조치가 우선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연석 청문회는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주관 상임위는 과방위이며,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맡는다.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연석 회의에 참여한다. 상임위별 여야 위원 구성 등 미정이며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쿠팡 침해 사고와 관련해 지난 현안질의와 청문회에서 주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라며 "주요 증인들이 불출석해 책임 있는 답변도 듣지 못해 쿠팡과 관련한 여러 사안에 대한 의혹 규명을 위해 연석 회의 방식으로 이틀 간 청문회를 실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증인은 총출동…사고 원인·제도 개선 논의
기업 증인들의 불출석과 달리, 정부 및 유관 기관 증인들은 대거 출석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 현황과 향후 개선 방안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류신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하며,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다. 이와 함께 김도승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전북대 교수), 김승주 고려대 교수, 김창희 안랩 상무, 김홍민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장도 참고인으로 나와 제도적·기술적 쟁점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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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양 날개, 김앤장과 시들리…김범석의 방패들
쿠팡을 둘러싼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로 시작해, 각종 산재 은폐 의혹이 붙더니, '셀프 조사' 논란을 둘러싼 진실 공방까지 가세했습니다.
수사 대상인 기업이 조사 결과를 직접 발표하는 상황을 정부가 성토하자, 쿠팡은 '정부가 시킨 일'이라며 반격했습니다.
■ 한국은 무대, 더 중요한 건 막후
표면적인 전선은 한국 정부 vs 쿠팡의 대결, 혹은 맞짱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갈등의 진원은 따로 있습니다. 시선을 바다 건너 미국으로 돌려보죠.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핵심 인사였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의 규제가 한미 FTA에 위배된다"며 쿠팡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의 갑작스러운 개입 뒤엔 쿠팡의 전방위 로비가 있을 거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에서 신고 등록한 로비는 합법이고, 쿠팡은 큰돈을 들여 많은 로비스트를 고용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로비스트는 선수들입니다. 그 뒤에 판을 짜는 감독과 코치진이 있습니다.
물론 최종 보스는 범 킴, 즉 김범석 대표겠지만, 김 대표를 도와 큰 그림을 그리는 핵심 참모들이 있습니다.
주목되는 건 두 곳. 국내 최대 로펌 김·장 법률사무소와 글로벌 메가 로펌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입니다.
미국 시들리 오스틴 사무소(출처:법률전문매체 ‘솔리시터스 저널’)
단순히 ‘정부 대 기업’의 갈등이 아니라, ‘한국 정부 및 정치권 vs 쿠팡 및 김·장–시들리 오스틴 법률 연합’과 같은 더 복합적 전선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김앤장, 쿠팡 대표이사부터 임원까지
쿠팡의 성장사에서 법률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등장하는 이름은 늘 같습니다.
김·장 법률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 각종 규제와 분쟁, 공정거래 조사에 일관되게 관여해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변호사가 대표이사까지 맡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변호사는 '안 되는 이유'를 찾아내는 훈련을 받은 전문가입니다.
반면 경영자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성장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법무와 경영진은 사고방식의 충돌이 일어나기 쉽고, 대부분의 기업이 법무팀과 사업팀을 분리해 운영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쿠팡은 다릅니다.쿠팡은 일반적인 기업 경영의 상식을 깨고 규제 대응과 법무를 아예 경영의 중심축으로 옮겨놓았습니다.
단순히 법무팀을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위험 관리 전문가를 최고 경영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사법적 방어를 기업 생존을 위한
최우선 전략으로 삼은 것입니다. 그것도 특정 법률사무소를 중심으로.

강한승 전 쿠팡 대표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 2013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넘게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습니다.
쿠팡의 로켓배송 관련 소송을 진두지휘하면서 '동일인(지배주주) 지정' 같은 규제 리스크 전반을 담당했습니다.
쿠팡은 김범석 대표가 정말 피하고 싶어 했던 '동일인 지정' 대응을 김앤장에 맡겼고, 강한승 당시 김앤장 변호사는 팀장을 맡니다.
이후 쿠팡 대표이사로 옮깁니다. 이사회 의장. 쿠팡의 급성장 시기와 겹칩니다.
지금은 미국 쿠팡에서 북미 사업 개발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물류 계열사, 쿠팡 CFS와 쿠팡 CLS에도 김앤장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정종철 CFS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2011~2023까지 10년간 김앤장 변호사였습니다.
홍용준 CLS 대표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김앤장에서 형사 이슈를 담당하다가 쿠팡에 합류했습니다.

물류 전문가가 아니라 변호사 출신이 쿠팡 핵심 자회사 대표에 선임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노동·안전·물류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감한 법적 갈등을 '대표이사급 법조인'이 직접 관리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2022년 12월 쿠팡의 금융 계열사 쿠팡 파이낸셜 각자 대표로 온 김영준 대표 역시 김앤장 출신.
임원진에는 이혜은 전무가 있습니다.
2022년 6월 검찰에서 나온 뒤 김·장 법률사무소에 합류했는데 이듬해, 쿠팡 경영관리실 전무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형사 리스크 대응, 대외 법무 전략을 담당하는 걸로 알려집니다.
이쯤 되면 쿠팡 그룹은 김앤장 출신들이 움직이는 거대한 IT·법률 플랫폼에 가까워 보입니다.

■ 시들리 오스틴
미국에서는 글로벌 로펌 시들리 오스틴 시들리는 미국 법률 전문 사이트 '로닷컴'이 꼽은 세계 10대 로펌입니다.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해, 전 세계 20여 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2024년 연 매출이 34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 원을 넘습니다. 소속 변호사는 2천 명에 이릅니다.
특징은 한국 기업 관련 업무에 특화돼 있단 것.
홈페이지를 보면 '한국 최고 수준의 로펌과 수년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시들리가 말하는 '한국 최고 수준의 로펌'은 김·장 법률사무소로 보입니다.
김·장 법률사무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소 3명의 외국 변호사가 시들리 출신입니다.
김·장 법률사무소와 시들리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부터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까지 모두 함께 진행해 왔습니다.
시들리와 김앤장 라인. 한두 해 인연이 아닙니다. 시작은 2019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9년 3월. 미국 쿠팡의 법무 및 컴플라이언스 최고책임자로 제이 조르겐센이 합류하는데, 시들리의 파트너 변호사 출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들리-김앤장 연합의 정점엔 현 쿠팡 대표, 헤럴드 로저스(H.L. Rogers)가 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시들리에서 2006년에서 2016년까지 10년 넘게 일하다 2020년 쿠팡에 합류했습니다.

법조계에서 "사실상 김·장 법률사무소와 시들리 연합군이 김범석 의장의 문고리 권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위험 관리라는 이름의 '책임 회피'
쿠팡 사태가 법리 싸움으로 번질수록 김앤장과 시들리 출신 인사들의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사태를 풀기보다는 ‘기업의 책임을 최소화하는 전략’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쿠팡의 관리 부실을 인정하는 순간, 곧바로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모든 판단이 ‘리스크 관리’의 틀 안에서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 구제나 재발 방지 대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법률적 방어막에 부딪혀 되돌아옵니다.
김범석 의장은 자신이 결정해야 할 순간에도 법률가들의 조언에만 기대는 건 아닐까.
언제까지 법률가들이 설계한 ‘가장 안전한 조언’ 뒤에 숨어 있을지….
쿠팡과 김범석 의장의 제1 목적은 '사업을 하는 것'입니까? '위험을 피하는 것'입니까?

대표적으로 해외 법인으로 수익을 이전해 법인세를 최소화하는 '조세 회피'(구글·넷플릭스),
앱 개발자들에게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인앱결제 수수료'(구글·애플), '개인정보 불법수집'(메타),
'망사용료'(구글·넷플릭스) 등이 문제가 된 바 있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쿠팡 사태를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기업'임을 내세워 한국을 무시하는 쿠팡의 행태가 다른 해외 기업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에 따르면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 중 다수가 국내 대관·홍보 조직을 통해 쿠팡의 개인정보 해킹 사건 및 이후 대응과 관련한 리포트 등을 제출받고 있다.
국내에 법인을 둔 미국 빅테크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등이 있다.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빅테크들이 쿠팡 사태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이들 역시 한국 정부 및 국회와 크고 작은 세금, 역차별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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